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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MOVIE

[Review] 폰 부스(Phone Booth, 2002) - 스포일러 없음.

몇일 전 충동적으로 다시 본 영화 <폰부스>입니다. 원체 충동적인 삶을 지향하지만 왜 갑자기 이걸 보게 되었을까요?



2002년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조엘 슈마허 감독의 작품으로 저예산 고소득 영화의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콜린 파렐이 열연한 <폰부스>는 지금은 많이 사라진 폰부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인간의 허영에 대해 냉철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저를 포함한 현대인의 초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라한 스스로를 덮기 위해 허영을 걸친 인류는 시간이 가면서 벗어 던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저를 포함해서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영화 폰부스의 배경은 내일이면 철거예정인 뉴욕 어느 거리의 마지막 남은 폰 부스입니다. 카메라는 시종일관 이 폰부스를 떠나지 않고, 폰부스의 함정에 걸린 한 젊은 연예인 에이전트를 주시합니다.


(전화 중 이런 행위는 비매너!)

영화는 장면의 전환이 없는 만큼, 엔딩을 제외한 전 과정이 실제 시간과 동일하게 흘러가는데 실제 사건을 보는 것 같은느낌을 줍니다. 두번 째 보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스투'역의 콜린 파렐의 연기인데, 그는 이 좁은 폰부스에서 정말 인간 다운, 초조하고 불안하며 예민하기까지한 연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해서 보는이로 하여금 영화에 극도로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이쯤되면 정말 불쌍하게 보입니다.ㅎㅎ)

두 번째로 보는 영화라서 얻은 한 가지는 이 영화의 두 번째 주연인 '통화자'역의 키퍼 서덜랜드의 역할입니다. 극중 통화자의 목소리는 타이르는 것과 같은 어조와 분위기를 내고 있는데, 마치 선생님이 열등생인 학생에게 말하는 것과 같이 들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폰부스에 갇힌 그를 거짓말 하다 들켜서 잔뜩 움츠린  어린애를 보는 느낌이 나고 후반에 쉽게 연민에 빠져들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역시 목소리 연기는 해본 사람이 잘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네요.

오랜만에 다시 본 영화 <폰부스> 콜린 파렐의 멋진 연기를 감상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