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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MOVIE

[Review] 남극의 쉐프 (南極料理人 , The Chef Of South Polar, 2009) - 스포일러 없음.


키사라기 미키짱을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꼬여서 본 영화였습니다. <남극의 쉐프(南極料理人).>



이 영화는 인디영화감독 출신 '오키타 슈이치'감독의 작품입니다. 네이버 바이오그래피에 일상의 엉뚱함을 담아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분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남극의 쉐프>를 보고나서 정말 그러하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볼 당시에만 해도, 이 작품이 오리지널 시나리오인 줄 알았는데 실제 남극 관측대원인 '니시무라 준'의 '재미있는 남극요리인'이란 에세이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는 정말 리얼합니다.

남극의 쉐프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입니다. 제목만 놓고 본다면, 영락없는 요리 영화일것 같은데, 웃자고 만든 영화란 이야깁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본 제가 극장에서 보고 나오는 순간까지도, 이 영화가 코미디인줄은 몰랐지만 말입니다.ㅎㅎ


(남극에 있는 후지 기지에서 생활하는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었습니다.)

영화는 제한된 공간인 남극 기지에서 생활하는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었습니다. 내용 전개에 있어서 도입부만 제외하면 이 영화는 너무너무 웃깁니다.ㅋㅋㅋ. 보고나서 생각하니, 오히려 도입부가 조금 지루한 감이 있기 때문에 중, 후반에 더 웃긴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일상을 이렇게 코믹하게 그려낼 수 있는 감독은 정말 천재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만큼, 이 영화는 전혀 웃길 것 같지 않은 것들을 너무도 웃기게 만들었습니다. (실제 극장에서 계속해서 배꼽잡고 웃었습니다.ㅋ) 과장되지 않고 담백한 장면에 녹아든 코미디가 이렇게 공감 되고 재미있을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이 영화 생각만 하면 배꼽 주면 근육이 긴장합니다^^)

더해서 너무도 맛있는 요리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배고플 때 본다면 침이 줄줄 흐를 것 같습니다. 다행이 저는 식사 후에 봤군요.ㅋ (등장하는 음식 중에 거위간 요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남극생활에서 음식이 이렇게 잘 나온다면, 한 번 살아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 되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는 중에서는 저도 남극에 가고 싶었죠.)


(새하얀 지평선...)

남극을 소재로 만든 영화 중에 비교적 최근 감상작인 미국 영화인 <에이트빌로우>와 비교해 보면, 이 영화는 오히려 오지로서의 남극을 더 잘 그려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에이트빌로우의 썰매개들이 영화의 무대인 후지기지에 살았으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극중 등장하는 대사중에, '여기서는 펭귄도 얼어 죽어 버릴거야' 라는 말이 딱 맞듯이,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오지로서의 남극을 극중 소재로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다채롭지 못한 환경이기 때문에 외로움이 공감되는 심리 때문일까요? 보이는 건 새하얀 얼음뿐, 답답해서 밖을 나서도 갈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오랜만에 담백하면서도, 배꼽잡고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찾으신다면, 이 영화보다 좋은 건 없을 겁니다. 이 영화를 본 다음날에 봤던 <키사라기 미키짱>이 매우 지루하게 느껴 질 정도로 이 영화는 음식과 코미디를 이용해서 관객을 즐겁게 해 줍니다.

이 포스트를 일찍 본 분들 아직 CGV에 영화가 걸려있는 동안 재빠르게 감상 하시고 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근래 본 어떤 영화보다 만족스러웠습니다.^^

*스폰지하우스에도 걸려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