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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4대강 공사 현장 체험기 - 1

2010.04.28 02:52 | Posted by 만두의전설
 지난 17일 낙동강 어느 곳에서 4대강 공사 현장 아르바이트를 위해 대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공사 현장 고위직에 계시는 지인A 덕에 1주일 이라는 짧은 기간 아르바이트를 허락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사 현장에 1주일 아르바이트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죠.^^)

4대강 조감도
(출처 : http://www.mirae22.com/zbxe/229721 영산강의 구하도 복원 조감도)

 공사 현장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계기는 지인A 께서 이곳 공사가 야근을 당연히 여길 정도로 바쁘고 힘들게 돌아간다는 정보에 머리속에 Money에 관한 생각이 가득 차게 되어 아르바이트 한다고 했던 겁니다.

 공사현장 일은 일당으로 계산되어 돌아가는데 오전 7시에서 오후 6시 까지가 정규작업이고 6시 이후 작업부터 야근입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일반 기업에서 야근수당은 정규작업 수당의 1.5배인데 비해 공사 현장의 야근수당은 무려 200% 입니다. 즉, 야근을 하지 않으면 일이 재미가 없지만, 일단 야근을 하게 되면 단기간에 고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재미난 기회가 됩니다.


 밤 9시 까지 야근한다고 생각하면 정규수당의 1.5배가 되고, 이것을 일주일간 한다고 가정할 때, 제 일당이 8만원이라고 한다면 8X7 = 56만원을 벌 것을 8X1.5X7 = 84만원 벌게 됩니다. 만약 일주일 간 매일같이 밤 12시까지 일을 하게 된다면 8X2X7 = 112만원이 되죠. 이러니 돈을 좋아하는 +_+ 제가 어찌 안 가고 배기겠습니까!!! (실제 제 일당은 지인의 요청에 의해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4대강 체험기를 시작합니다.

  지난 17일 대구 구석에서 논과 밭, 소가 음메 하고 울어대는 대구의 더욱 구석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4대강 사업 중 낙동강 공사 현장 중 한 곳에 밤 9시 즈음 해서 도착해 짐을 풀었습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될 공사현장 아르바이트를 위해 일찍 자고 일어나려고 했는데, 아르바이트를 주선한 지인A 께서 공사현장을 한번 돌아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그러마 했습니다. 그래서 공사 현장을 돌아보다가 현장 사무실에 쉬고 있었더니 또 다른 지인B 가 와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12시 까지 추가 진행해야 하는데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는 제게 지금부터 일 하는게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고민하던 저는 결국 숙소에서 작업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안전 화 등의 몇몇 물품을 지급 받은 후에 도착하자마자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12시까지 진행되야 하는 작업은 새벽 2시를 넘겨서도 진행되고 중간에 몇 가지 트러블(콘크리트 공장 기계가 고장났다던가 하는 이유로)이 있었던 탓에 결국 아침 해가 뜨기 직전인 6시 10분 전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같이 일하시던 분들은 지쳐서 숙소로 돌아가셔서 이날 푹 쉬게 되셨고 저는 단지 밤을 새면서 몇시간 일 했던 탓에 아직 팔팔한 상태였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금전에 눈이 먼 +_+ 저는 아침만 먹고 다시 일 하러 나갔습니다.

 그렇게 다시 공사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야흐로 공사 현장 체험 1일차가 시작 된 거였죠. 공사 현장에서 써 먹을 수 있는 별다른 기술 따위를 익히고 있지 못한 저는 단순히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나이가 어리다보니 여기저기 심부름하고 어질러진 것 등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쓰니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어질러진 것 정리에 있어서 정리해야 하는 물품의 무게가 평균 5kg을 가뿐히 상회한다는 사실을 아신다면 진정 몸으로 때우는 일이 어떤 거라는 걸 상상으로나마 느끼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디선가 주운 아파트 공사 이미지 4대강과 관련 없음.)

 저를 오프라인에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몸에 근육이 그다지 붙어있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매우 빈약하죠. 체력의 기반이 될 만한 풍성한 지방을 보유하고 있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175키에 63kg의 몸무게를 두꺼운 피하지방과 함께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제가 중노동을 하는데 꽤나 애를 먹을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나름의 페이스를 지키면서 일을하고 배달되어오는 빵과 음료수의 간식을 먹어가며 12시 점심 시간까지 일을 했습니다. 이쯤 되니 이미 뇌는 자기 보호모드로 변환되어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자 창조적인 사고가 정지되고 오로지 체력 유지와 효율적 신체 운동을 위한 기능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6시 까지 일을 했습니다. 다행이 오후들어 뇌가 효율에 집중한 신체 운동 기능을 제대로 구동한 모양인지 오전만큼 힘들었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6시가 되어 다들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지인B 께서 제게 어제 밤샘 했으니까 오늘은 야근하지 말고 들어가 쉬는 게 어떻겠냐는 마음 따뜻한 배려 섞인 말을 해 주셨습니다. 문제는 이제 휴식을 주장하던 제 뇌가 '야근'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야근 = 200% Double Pay' 라는 공식에 근거해 아드레날린을 한 가득 분출하며 제 피로를 날려버렸습니다.

 결국 야근 할 수 있다고 우겨서 첫째날 9시 까지 야근하고 숙소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의외의 곳에서 항상 뒤통수를 때리기 마련입니다. 근본이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살아온 저는 문명의 혜택을 너무나 많이 받고 자랐는지 숙소 샤워실에 기본적으로 비누가 없다는 충격에 그만 가져갔던 세안용 클랜징폼으로 샤워를 했습니다. 보일러가 안정되지 못해서 물 온도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적응하기 힘든 것 중 하나였습니다. 샤워를 끝내고 나와서 당연히 있겠지 했던 헤어 드라이기가 없다는 사실에 두 번째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세상에 그럼 여기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머리를 말리는 거야?'라고 생각하고 혹시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지인B 를 찾으니 그 분은 타월로 슥슥 머리를 털어내고는 '드라이기? 그게 필요해?'라고 말하고 당연이 없다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랬습니다. 보통 남자들은 헤어드라이기란 있으면 좋지만 없더라도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는 종족이 아닙니다. 단지 그걸 제가 너무나 오래도록 잊고 지냈습니다.

 오프라인으로 저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머리카락이 꽤 깁니다. 긴 머리가 된지 꽤나 오래되어서 아는 것 중 몇 가지는 헤어 드라이기의 도움 없이 머리카락을 말린다는 것은 시간 꽤나 걸리는 일이라는 것과 머리가 제대로 안 마른 상태에서 잠을 청하면 다음날 감기에 걸린다는 기본 적인 사항을 몸으로 체득한 것입니다. 그래서 머리가 젖은 채로는 절대 잠 들지 않습니다.

 결국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머리가 마를 때 까지 기다렸다가 자야하는 상황에서 마른 수건으로 열심히 머리카락을 털어내고 강아지가 몸을 부르르 떨며 물을 떨어내듯이 저도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대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말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국 샤워하고 1시간 반 정도가 지나 아직 약간 축축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감기에 걸리진 않겠지 싶은 정도가 되어 잠자리에 쓰러질 수 있었는데 이 정도까지 몸을 혹사하니 아무리 불면증의 대가인 저라도 아주 쉽게 단잠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오전 6시에 휴대폰 알람이 울리고 다시금 눈을떠서 도무지 움직이려 하지 않는 몸에 Money란 키워드를 몇 차례 주입시켜 겨우 주섬주섬 챙겨 일하러 갈 채비를 하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4대강 공사 현장 체험 2일차가 되었고 곱게만 자라온 제 발이 딱딱한 안전화에 치여서 물집 가득해 진 걸 제외하고는 별다른 탈 없이 다시 일하러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은 건 2부에서 마저 쓰도록 하겠습니다. 늦은시간이라 그런지 지금 졸려요. 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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