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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MOVIE

단 몇편의 영화로 거장의 반열에 발을 디딘 '잭 스나이더' 감독과 그의 작품들.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 2004)'
'300(300, 2006)'
'왓치맨(Watchmen, 2009)'

  우습지만 이번에 개봉한 <타이탄> 때문에 <300>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설정으로 사용 한 <퍼시 잭슨>과 <타이탄>이 번갈아 가면서 기대로 부푼 제 발등을 가차 없이 찍었기 때문인데 이 불만을 <300>으로 씻어버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00>을 다시 보고 나서 생각하니 <300>은 '그리스'와 상관은 있어도, '신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ㅜㅜ

 <300>을 다시 보고나서 감동에 젖어 '잭 스나이더' 감독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는데, 이 감독의 영화는 단 세 개 밖에 없었습니다. 데뷔작 <새벽의 저주> 와 <300> 그리고 <왓치맨>. 이 중 제가 감상하지 못했던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새벽의 저주>였는데 제목만으로는 B급 호러 영화의 냄새를 풍기지만, 영어 원제(Dawn of the Dead)를 직역하면 죽음의 새벽이 되어서 나름 괜찮은 느낌을 가지기도 합니다.(그렇다고 제목의 B급 호러영화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요.)

 '잭 스나이더'감독에 대한 호감도가 급 상승 되었던 덕에 B급 스런 제목의 '새벽의 저주'와 B급 냄새의 영화 포스트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에 찾아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좀비 영화입니다.
 호러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스릴러물이고, 액션물이기도 합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실 개그코드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대체 이 장르적 짬뽕 영화의 정체는 뭘까? 라는 의구심이 생기는데, 중요한 건 이 모든 장르를 '적당히', '매우 잘' 버무려 넣었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매우 감각 적인 액션 장면이 돋보이는데, 이 영화 특유의 액션 코드를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문을 연다 -> 화끈하게 쏘아댄다 -> 도망친다' 의 구조를 띈 액션은 각 단계의 장면마다 고유한 호흡과 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영화를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줍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유명 PC게임 'Left 4 Dead'가 이 '새벽의 저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화끈한 액션도 그렇지만, 분위기 처리도 '새벽의 저주'와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잭 스나이더'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감독이 처음으로 영화를 만든 게 진짜인지 조차 의구심을 가지게 할 정도로 비교적 잘 만들어 졌습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영화계에 뛰어 들기 전에 CF 감독으로 유명했는데, CF를 촬영하던 감각적인 솜씨를 영화에서도 그대로 살릴 줄 아는 감독이라는 걸 이 작품을 통해서 인정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제작한 <300>은 환상적인 색감과 강렬한 이미지적인 액션을 만들어 내면서 대 흥행에 성공합니다. 실제로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 된 300은 남성의 몸짱 열풍에 한 몫 하기도 했고, 근육남에 대한 여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제대로 여심을 흔들었기 때문인지 주연 '제라드 버틀러'는 러브코미디장르의 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해서 'This is Sparta!'라는 외침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은 대사입니다. 그리스 도시 중 스파르타를 배경으로 당시 대 제국 페르시아와 맞서 싸우던 시기를 그린 이 작품은 '잭 스나이더'감독의 세련된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비평이 가해진다 해도 <300>은 그리스 로마를 배경으로 한 작품 중에서 매우 성공 적인 작품 중 하나 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최근작이자 마지막으로 개봉 된 작품은 2009년 개봉한 <왓치맨>입니다.

 '신어지님의 리뷰'에 달린 댓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미묘한 작품인데 원작을 읽어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히어로를 주제로 하고 있으면서도 꽤나 무게있는 이야기에 감각적인 색체가 더해지고 각 장면이 분위기와 사상적 무게에 걸맞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만한 작품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 정도라고 생각 되는데 관객이 기대했던 단순한 팝콘 무비가 아니었던 탓에 극과 극이 나뉘는 현상이 생긴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원작과의 관계와 재미를 떠나서 영화 자체로 놓고 본다면 잘 만들어진 작품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잭 스나이더' 감독은 단 세 편의 영화로 만족 할 만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인식되어졌고 그의 이름이 유명 배우 이름 앞에 나오는 거장 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잭 스나이더' 감독은 매우 잘 만들지만, 오리지널리티를 가지지 못한 단점이 있습니다.

 제작된 세 편의 영화 모두 오리지널 작품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첫 번째 영화 <새벽의 저주>는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고, 두 번째 작품 <300>은 프랭크 밀러가 쓴 비쥬얼 노블 '300'을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마지막 <왓치맨> 역시 오리지널 코믹스가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CF와 같이 오리지널 개체를 조금 더 잘 표현하고 있는데 그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올해 2010년 개봉하는 '잭 스나이더'감독의 작품은 생뚱맞게도 전 연령 애니메이션인 <가디언 오브 가훌>(Guardians Of Ga'Hoole, 2010) 입니다. 이제껏 19금 딱지가 붙은 영화만을 제작 해 오던 스나이더 감독이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해서인지 혹은 이제 마음을 고쳐먹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 먹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잭 스나이더'감독이 새로이 시도하는 애니메이션이란 장르에서 얼마나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어 낼지 주목됩니다.

 사실 개인적인 기대로는 내년 2011년에 개봉 예정인 <석커 펀치>(Sucker Punch, 2011)가 매우 기대되는데, IMDB에서 이 영화를 한 줄로 표현한 문구를 봤기 때문입니다.
'Alice in Wonderland' with machine guns
 이 작품이 원작을 가진 미디어믹스의 작품인지는 짧은 검색 능력으로 인해 알 수 없지만, 다음 작품은 조금 더 유쾌한 작품이 될 것 같은 느낌에 '잭 스나이더'감독의 다음을 기대 해 봅니다.




ps. 결국 영화에 대한 이런 포스트까지 작성하게 되는군요. 이러다 정말 영화블로거가 되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