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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Cafe & Coffee

당신이 커피를 마실 때.


 커피 연재의 세 번째 포스트의 주제는 커피를 구성하는 기초적인 촉감.
 바로 커피가 입에 머금어 졌을 때의 감촉, 맛, 향에 대한 기초적인 감각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커피. 하면 어떤 느낌이 떠오르나요?

 커피는 바야흐로 달콤해야 제맛. 이라는 분도 계실거고, 마시기 직전 코 끝에 닿는 향이야 말로 커피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커피는 쓰기 때문에 어른의 맛. 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어쨌건 많은 분들이 '커피?' 에 대한 수많은 상념을 가지고 계신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커피를 구성하는 기초 골격에 대해 알아봅시다. 커피의 느낌은 맛, 향, 그리고 입에 닿는 감촉의 3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 구성이 와인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아셨을텐데요. 실제 맛에 있어서도 와인과 여러모로 닮은 풍미를 제공해 줍니다. 그럼에도 서로가 아주 다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은 알콜 때문이지 않을까요? ^^

 커피는 맛과 향 그리고 입에 닿는 감촉의 3가지로 구성되어있다고 했는데, 맛의 대표적인 느낌은 쓴맛, 신맛, 단맛, 짠맛, 떫은맛 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커피 맛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맛이 있습니다.

 향의 경우는 꽃향, 흙향, 카라멜향, 카카오향, 과일향 등의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향이 있지만 딱히 대표적인 향이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커피의 향은 정말 수많은 향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컵퍼(Cupper) 혹은 조향사가 아닌 이상 쉽게 구분해 내기는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가 매혹적인 첫 번째 이유는 향 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입에 닿는 느낌인데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디감과 떫은맛. 떫은 '맛'이라고 했지만 사실 떫은건 맛이 아니라 느낌이거든요.ㅎ

 바디감은 무겁다 가볍다의 느낌이고 일반적으로 많이 볶아진 커피가 무거운 느낌입니다. 하지만 원두 종류와 블랜딩에 따라서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정말 맛이 진하면서 너무나 가벼운 감동적인 커피를 마셔본 기억이 있습니다. 세상에 이럴수가 라고 하면서 계속 마신 기억이 있네요.) 목넘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커피의 분위기를 결정합니다.

 떫은 것은 커피의 풍미를 더해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매우 약해서 느끼기 어렵지만, 비교적 에스프레소와 드립커피류에서 느끼기 쉬운데 떫은 느낌이 비교적 심하다면 실제로 타닌이 함유되어있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필요이상으로 커피의 쓸데 없는 향미가 과다 추출되어서 입이 자극을 받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타닌이 과다추출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구글링을 해 보니 타닌은 커피에 들어있지 않다는군요. 구글링 출처 링크 )

 실제로 약간 떫은 느낌의 커피를 마시기 가장 좋은 건 하루 정도 숙성되지 않고 갓 볶아진 따끈따끈한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시는 겁니다. 그럼 거친 느낌과 살짝 떫은 맛이 난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커피를 목에서 넘긴 후 뒤에 남는 맛도 커피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만, 뒷맛 역시 만들기 나름임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향을 다루기에는 제 경험이 너무나 일천하니 맛의 연관관계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설명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커피 연재 포스트에서 아마도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네요.

 커피에서 단 맛과 쓴 맛은 원두를 많이 볶은 경우에 주로 맛 볼 수 있습니다. 단 맛이 많이 나면 쓴 맛이 줄고 쓴 맛이 많이 나면 단 맛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입니다.(이것 역시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커피의 단 맛과 쓴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생두의 종류, 로스팅 방법의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단 맛이 나는 커피가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게 단 맛이 나도록 커피를 볶게 되면 다른 향미가 덜 느껴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인데, 원두에 따라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 맛의 경우 원두를 많이 볶지 않으면 주로 나게 되는데, 드립 커피의 경우 원두가 검정색이 아니라 갈색, 옅은 갈색을 띄고 있다면 신 맛이 느껴지는 커피를 마시게 될 확률이 큽니다. 이렇게 많이 볶아지지 않은 신 맛이 살짝 감도는 커피는 많이 볶아진 커피에 비해 일반적으로 향이 더욱 잘 나는 특징을 띄게 됩니다.(물론 반드시 그런건 아닙니다.)

 커피가 전체적인 풍미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입안을 자극적이게 할 정도로 시다면 로스터가 원두 무게를 늘리기 위해 일부러 덜 볶아 파는 것일 수 있으므로 한 번쯤 바리스타에게 어떤 포인트로 커피를 볶았는지 물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이건 에스프레소, 드립커피 공통이네요.) 이때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거나 대답이 구매처에서 주는 대로 파는 거라고 대답하는 카페라면 프렌차이즈가 아닌 이상 두 번 갈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바리스타 혹은 카페 주인이 직접 볶지 않더라도 자기 기호 혹은 손님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팔지도 못하는 카페에 비싼 돈 주고 갈 이유가 여러분에게 있나요?


 마지막으로 제 커피 기호를 살짝 말씀드리면 사실 매우 평범합니다.
 무엇이냐면 각 맛의 밸런스가 잘 맞고 특별한 향과 풍미를 선사하는 감동적인 커피 입니다.

 이 말에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는 분들이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맛의 밸런스'인데 이것의 의미는 신맛, 단맛, 쓴맛 등이 똑같이 나야한다는 게 아니라 입에 자극적이지 않고 안정적이면서 풍미를 더해주는 방향 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떤 커피가 밸런스가 잘 잡힌 커피인지 알려면 많이 마셔보고 느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정도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면 커피를 입에 대는 순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자연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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