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 어디까지나 푸른 하늘의 끝에서, 혹은 지독히 푸른 수평선 앞에서 파도가 인다. 숨이 막힐 것 같은 하늘이 나를 감싸고 있다. 그 하늘에 대고 숨을 쉰다. 높은 하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온도는 적당히 알맞다. 적당히 시원해서 너무나 달콤한 바람이 나를 품어간다. 녹색이 잔뜩 남은 잔디언덕 정상에서 자유를 긍정한다. ‘난 휴식이 필요해.’ 어디론가 가 버린 내 오랜 여자친구의 말이다. 그녀는 정말 휴식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휴식이란 자유가 아닌 게 문제였다. 그녀는 내려놓을 줄 모르는, 손에 항상 무언가를 잡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줄 아는 전형적인 도시인이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자유를 노래하지만 자유를 가질 수 없는 그런, 슬픈 사람. 그런 그녀가 하루는 정말 지쳐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집으로 돌아와 내 가슴에 대고 울먹이며.. 더보기 이전 1 ··· 45 46 47 48 49 50 51 ··· 57 다음